필립 짐바르도 자서전,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비록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 받아 읽었지만 (내돈내산 아님 )
너무 재미 있게 읽었기에 미흡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감상문을 써보기로 했다.
대체로 책 내용을 요약 하거나 발췌 했고 화살표( ==> )표식이 있는 부분에 내 생각이나 느낀점을 따로 적었다.
1. 가난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짐바르도는 대공항인 1933년 3월에 태어나 뉴욕의 대표적인 빈민가인 사우스브롱크스에서 자랐다.
빈민가에서 자랐다는 건 어린 아이들에게 나쁜 짓을 시켜 돈 버는 걸 직업으로 삼는 어른들이 있다는 뜻이다.
그들은 아이들 에게 물건을 훔치게 하고 마약을 팔게 하고 여자 아이에게는 몸을 팔라고 한다.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공부 밖에 없다는 것을 짐바르도는 일찍 깨달을수 있었다.
2. 리더와 추종자
세상이 리더와 추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느순간 추종자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 같은 리더가 시키는 대로 하는게 싫었기 때문이였다.
여덟 살 무렵 부터 리더로 선택 되거나 리더가 되는 아이들의 특징이 뭔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리더들은 늘 먼저 나서서 말하고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덩치 크고 힘센 조력자가 있었다.
그리고 좋은 리더는 농담도 할 줄 알았다. 이런 특징을 알아챈 뒤로 내 것이 될때 까지 흉내내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부터 자연스럽게 리더의 행동이 나오더라.
==> 어른들 세상 에서의 리더도 크게 다르지 않은듯 하다.
3. 스탠리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
연구진은 피실험자 에게 기억과 학습에 대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 이라고 설명한 뒤 그들에게 '선생님' 역활을 맡겼다. 그리고 단어를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는 '학생(배우)' 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도록 시켰다. 단, 실험에서 선생님과 학생은 분리 되어 서로를 볼 수 없었다. 학생이 오답을 내놓을 때마다 전기 충격의 강도가 올라갔고 강도에 비례해 고통스러워 하는 학생의 비명 소리도 높아졌다. 밀그램의 실험은 사람들이 상대의 고통스러운 모습에도 불구 하고 권위에 복종해 가치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 현실 세계에서도 가끔 비슷한 경우를 볼 때가 있다. 권위자의 명령이 옳고 그름을 따지기도 전에 먼저 행동을 취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4. 스탠리 밀그램을 추억하며
스탠리 밀그램과 짐바르도는 고등학교 동창 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비슷한 주제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탠리 밀그램은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을 하였고 짐바르도는 개인의 권위 보다 개인이 어떤 역활을 맡게 되는 상황에 더 주목했다. 처음에 밀그램의 연구는 인정을 받지 못했다. 특히 윤리적인 부분에서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짐바르도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 끝나고 두사람이 세미나에서 만났는데 스탠리 밀그램이 짐바르도를 끌어안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아, 정말 고마워. 이제 비윤리적 실험에 대한 비난을 덜 수 있겠어. 앞으로는 자네 실험이 역대 가장 비윤리적인 실험이 될테니깐 말이야."
이후 두사람은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같이 논문을 검토 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밀그램은 세번의 심작발작을 일으킨 뒤 50세의 나이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 인줄 착각 했는데 바로 짐바르도의 실험 이었다. 처음엔 짐바르도가 밀그램의 연구를 베꼈거나 이어서 추가로 연구 한건 아닌가 싶었는데 책을 다 읽어보고 나니 알겠더라. 둘의 실험은 진행 방식은 비슷 했지만 주제가 확실히 달랐고 짐바르도의 교도소 실험이 더욱 끔찍했고 결과도 더욱 무시무시 했다.
5. 짐바르도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위해 무작위로 지원자를 모집 했고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은 교도관 역을 하고 한쪽은 수감자 역을 시켰다. 수감자 역을 맡은 사람들은 점점 더 수감자 처럼 행동 하게 되었고 교도관 역을 맡은 사람들은 점점 더 권력에 취해 수감자 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실험을 관찰하고 중재 해야할 짐바르도 역시 감독관의 역활에 취해서 교도관들의 가혹행위를 보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고 결국 짐바르도의 연인이였던 크리스티나의 적극적인 만류로 인해 처음 실험 예정인 2주가 아닌 실험을 시작한지 단 5일만에 실험을 끝내게 되었다.
이후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은 TV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6.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
2004년, 이라크에 있는 아부그라이브교도소 에서 포로 학대 사건이 터졌다. 미군 교도관 들이 수감자들의 머리에 봉지를 씌운 뒤 발가벗겨 성적 수치심을 주는 등 학대를 했는데, 그 사진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는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의 매우 강력한 버전 이었다. 가혹행위를 한 교도관을 만났는데 그는 좋은 사람임이 분명했다. 훌륭한 남편이자 아버지 였고 이라크를 가기전 쿠웨이트 에서 아이들을 돕는 멋진 일도 했고, 군대에서 메달을 12개나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군인 이기도 했다.
짐바르도는 2005년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는 해군기지에서 열린 군사재판의 변호인단에 속해 증언을 했다.
혐의를 인정하고 유죄가 명백 하지만 극악한 상황에서 일어날수 밖에 없는 일에 대한 증언을 했다.
==>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에서는 휴대폰 카메라 등으로 찍은 사진이 외부로 유출 되었지만 실제로는 이런일은 어디서든 일어날수 있다. 악함은 권력의 행사에서 부터 시작된다. 아주 작은 권력 행사 부터 시작해 점점 권력에 무뎌져 나중에는 본인 스스로도 얼마나 가혹한 행위를 하고 있는지 조차 못느끼게 된다.
와이프랑 넷플릭스 드라마 'DP'를 보면서 설마 한국 군대 에서 저렇게 까지 할까? 라는 주제로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눈적이 있는데 군대 역시 스탠퍼드 교도소가 될 수 있다. 자기 방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이 있는 어린이집도 마찬가지고 신앙이 절대 권력을 갖는 교회도 마찬가지다. 언제 어디서든 폐쇄된 공간에서 권력을 행사 할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는 일어날수 있는 일이다. 일반 가정 에서도 마찬가지다. 절대권력을 가진 부모가 자녀에게 행사 하는 아주 작은 체벌 부터 시작해 점점 더 걷잡을수 없을 정도의 심한 가정 폭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아주 사소한 권력의 행사라도 항상 조심 하고 또 스스로 돌이켜봐야 한다.
7. TED 강연
짐바르도는 2008년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에서 열린 TED 콘퍼런스에 참석 했다.
18분 짜리 강연을 부탁 받았고 '악의심리학' 이라는 30분 정도 분량의 강연을 18분 만에 끝내기 위해 말이 점점 빨라 졌다.
'안돼, 슬라이드가 15장이나 남았어'
'더 빨리 말해'
'아니, 못하겠어. 이러다 쓰러질 것 같아'
'관객 에게 내 말이 어떻게 들릴까? 미친사람 같을 거야'
평생 강연을 해왔지만 그토록 시간에 쫒긴 적은 처음 이었다 라고 짐바르도는 그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지 에서 무엇이 보통 사람을 영웅으로 만드는지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그 순간 딩딩딩 소리가 났다. 제한 시간이 다 끝나버린 것이다.
....
==> 짐바르도의 TED 강연 일화를 읽다 보니 그 당시의 TED 강연을 찾아보지 않을수가 없었다.
관객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짐바르도 교수님의 질문에 대신 답해 보자면 말씀이 속사포 처럼 빠르긴 했지만 군더더기 없이 속이 꽉찬 강연 이였다. 다만 당시 기밀 사항 이었던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의 포로 학대 사진이 슬라이드에 포함되어 공개 되는데 너무 잔인한 장면이 많으니 심약하신 분은 보시지 않는 것을 좋다.
< 짐바르도의 '악의심리학' TED 강연 >
==> 개인적인 생각 이지만 상황이 사람을 악하게도 만들고 선하게도 만든다는 짐바르도의 '악의심리학'은 기원전 300년경 법치주의를 주장한 한비자의 사상과도 일맥상통 하는 부분이 있는듯 하다.
위나라 사람 부부가 기도를 드리는데 부인이 축원하며 말했다. "공짜로 베 100필을 얻게해주십시오."
그러자 남편이 "어째서 그렇게 조금만 바라오?" 라고 묻자 "이보다 많으면 당시이 첩을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했다.
인간의 성품은 선하지 않고 모든 것이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 된다는 비유 이다.
심지어 풍년이 들어 나그네 에게 곡식을 주는 선행도 식량이 많이 생겨 남아 돌기 때문 이라는게 한비의 논리다.
그는 부모가 딸 보다 아들을 더 선호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자신의 노후를 걱정한 데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군자가 신하 에게 충성심을 요구 한다든지 도덕만으로 다스린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한비는 이들을 다스리는 유일한 방법으로 법을 제시 하였다.
8. ChatGPT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즘 화두인 인공지능 chatGpt 에게도 한번 물어봤다.
"연진아 ~ 세상 에서 가장 잔인한 심리학 실험을 한 사람이 누군지 아니? "
그랬더니 단박에 "짐바르도" 라며 알려준다.
There have been many significant psychological experiments throughout history, and it's difficult to determine which one was the "most serious." However, one of the most famous and influential experiments in psychology is the Stanford Prison Experiment, which was conducted by psychologist Philip Zimbardo in 1971. In the experiment, college students were randomly assigned to play the role of either a prisoner or a guard in a simulated prison environment. The results of the experiment showed how the power dynamic of the situation caused the guards to become abusive and authoritarian, and the prisoners to become passive and submissive. The study provided important insights into the nature of obedience, authority, and social roles, and it is still widely studied and discussed in psychology today.
It's important to note, however, that the ethics of the Stanford Prison Experiment have been widely criticized, and many psychologists today would not approve of conducting such an experiment given our current understanding of ethical research practices.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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